코드 네임 "Tripitaka (트리피타카)" - 본명 불명.

조직에 처음 들어왔을 때 트리피의 파트너는 '블레어'였다. 좀비 헌터 선배로, 말수가 적고 효율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첫 현장에서 블레어는 교신 중에 TRIPITAKA를 한 번 끝까지 불렀다가, 그 다음부터는 그냥 트리피라고 불렀다.

"현장에서 길게 부를 시간 없어." 그게 이유였다.

트리피는 춤과 노래로 상대의 긴장을 풀게 하고 오히려 그녀를 돕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고, 이 능력으로 많은 임무를 성공시켰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한번 블레어와 파트너가 된 트리피는 좀비 사태를 해결할 열쇠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성물(聖物)을 회수하는 비밀 임무를 맡게 됐다.

수 많은 동료들의 희생으로 마침내 성물을 찾아낸 두 사람은, 아름다운 장식처럼 생긴 이 성물이 사용자의 생각에 반응하는 신비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됐다.

안전 가옥에 도착한 두 사람은 조직에 임무 성공을 보고하고, 오랜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밤 안전 가옥의 방어체계를 뚫고 괴한들이 침투했다. 조직 내 배신자가 있었던 것이다!

블레어는 트리피에게 말했다. "성물을 챙겨서 먼저 나가! 누구도 믿지 말고!"

트리피는 망설였지만 블레어의 눈빛이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성물을 챙기고 뒤를 돌아봤을 때 블레어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도망치던 트리피가 멈춘 건 앞쪽에서 들리는 굉음 때문이었다.

좀비 떼가 사방을 메우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 혼자 싸우고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흑주 카이'. 그의 눈은 두려움은 커녕 살기가 가득 찬 눈빛이었다.

조직 내에서도 유명한 테러리스트였고, '검은 군주'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트리피는 배신자를 알기 전까지 혼자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판단한 순간, 카이가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에게 반응하듯이 성물의 신비로운 힘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근처의 좀비들을 제압했다.

트리피는 카이의 팔을 잡아 끌며 소리쳤다. "일단 뛰어요!"

잠시 후, 좀비 무리를 벗어나고 난 카이는 한참 동안 트리피를 내려다봤다.

평소 남을 믿지 않던 그였지만 그녀의 해맑은 표정과 남을 편안하게 만드는 모습은 과거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둘의 목적지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된 카이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방해되면 두고 간다."

"네, 그럼요!" 트리피는 밝게 웃으며 따라붙었다.

블레어에 대한 걱정과 임무의 무게는 웃음 뒤에 감추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